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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비평] '바람의 딸' 한비야의 60세 결혼과 '이틀에 세끼' 신화의 뒷면 (feat. 홍정욱)

by marimarimasuk 2026.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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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한비야의 60세 결혼 소식과 네덜란드 남편 안톤과의 '더치페이' 결혼 생활을 조명합니다. 90년대 베스트셀러였던 그녀의 책을 둘러싼 과장 논란(이틀에 세끼 등)과 홍정욱의 '7막 7장'과의 비교를 통해 본 4050 세대의 회상과 비평.

 

 

1. 이모네 책장에 꽂혀있던 그 책, <바람의 딸>

58년 개띠, 한비야. 90년대 서점가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기억하시나요? 다행히 제 돈 주고 사지는 않았습니다. 방학마다 곗돈을 타서 "콧바람 까이까이" 하시던 이모님 댁 책장에 꽂혀있던 책이었죠. 당시 교사였던 이모님은 그 책을 바이블처럼 여기며, 그 자유로운 삶을 동경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책 속에 담긴 무용담들이 훗날 얼마나 많은 논란과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될지요.

 

 

 

 

 

2. 60세의 신부, 그리고 네덜란드 남편 안톤

한동안 잊고 지냈던 그녀의 소식이 들려온 건 '결혼' 이야기였습니다. 그것도 60세(환갑)의 나이에 말이죠.

  • 남편: 네덜란드인 안톤 (Antonius van Zutphen). 키 185cm의 국제구호 활동가.
  • 첫 만남: 2002년 아프가니스탄 전쟁터. 당시 한비야는 긴급구호 팀장, 안톤은 중동 책임자였다고 합니다.
  • 에피소드: 여행자 습성을 못 버리고 싸돌아다니다가 안톤에게 "우린 네 보모가 아니다"라고 호되게 혼났다는 일화가 유명하죠.

흥미로운 건 그들의 결혼 생활 방식입니다. 결혼식 비용도 반반, 생활비도 완벽한 '더치페이(Dutch Pay)'라고 합니다. 경제적 독립이 곧 정신적 독립이라는 그녀의 철학이라는데, 한국적 정서(특히 58년 개띠 세대)에서는 파격적이다 못해 기이하게까지 보입니다. 하지만 뭐, 본인들이 좋다는데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겠지요.

 

 

 

 

 

3. '7막 7장' 홍정욱 vs '바람의 딸' 한비야

90년대를 회상하면 두 명의 아이콘이 떠오릅니다. 한 명은 금수저 엘리트의 치열한 생존기를 다룬 홍정욱의 <7막 7장>이고, 다른 한 명은 맨땅에 헤딩하는 야생성을 강조한 한비야입니다.

두 책 모두 불티나게 팔렸지만, 결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홍정욱 님이 '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통조림을 먹고 공부했다면, 한비야 님은 오지를 탐험하며 "내 피는 끓고 있다"고 외쳤죠. 하지만 세월이 흘러 팩트체크의 시대가 오자, 그녀의 무용담 중 상당수가 과장되었거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비판(일명 '구라 논란')에 직면했습니다.

 

 

 

 

 

4. '이틀에 세 끼'의 미스터리와 코이카의 추억

나무위키나 여러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이틀에 세 끼를 먹고 하루만 잔다"는 그녀의 주장은, 사실상 인간의 생체 리듬을 거스르는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그 외에도 현지에서의 위험천만한 에피소드나 특정 약물(향정신성 등)에 대한 묘사는 독자들 사이에서 "여행의 로망을 위해 사실을 왜곡했다"는 뭇매를 맞기도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코이카(KOICA)와 월드비전 등에서 꽤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활동했습니다. "역시는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대중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 능력(혹은 과장 능력)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까요. 그 능력이 구호 활동 모금에는 큰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5. 은평구의 안주인으로

지구 세 바퀴 반을 돌던 그녀는 이제 서울 은평구에 정착해 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남편과 1년에 몇 달씩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는 '장거리 부부' 생활을 한다더군요.

화려했던(혹은 시끄러웠던) 바람의 딸은 이제 안온한 가정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녀의 책을 읽고 배낭 하나 메고 인도로 떠났다가 물갈이로 고생했던 수많은 청춘들에게, 그녀의 현재 모습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데, 그녀의 책은 '멀리서 본 무용담'이었고, 현실은 '은평구의 더치페이 부부'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을 맺은 듯합니다.

 

 

 

2021년11월29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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