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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읽은 책

[넷플릭스 영화 추천] '콜(Call)':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나의 중2 시절은 어땠을까?

by marimarimasuk 2026.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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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스릴러 영화 <콜(Call)> 리뷰. 전종서의 소름 돋는 악역 연기와 함께,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이라는 영화의 주제가 소환해 낸 90년대 중학교 2학년 시절의 웃지 못할 흑역사(담임 선생님과의 사건)와 짙은 추억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 시간이 훌쩍 늘어난 요즘 , 주말에 볼만한 영화를 찾다 보면 막상 손이 가는 작품이 없어 고르고 고르기를 반복하곤 합니다. 그러다 팟캐스트 '매불쇼'에서 유튜버 라이너와 전찬일 평론가의 박빙의 평론을 듣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콜(Call, 2020)>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스릴러 영화 '콜'을 상징하는 어두운 배경 속 낡은 전화기와,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90년대 옛날 교실의 추억이 전화선으로 이어져 있는 감성적인 콘셉트 일러스트

 

🎬 한층 성숙해진 한국 스릴러, 영화 <콜> 리뷰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한국 영화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한 차원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억지스러운 신파나 자기연민, 과잉된 감정선이 확연히 줄어들어 영화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CG 처리 역시 어색함 없이 훌륭했습니다.

라이너 평론가는 극의 전개상 '개연성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흠잡을 곳을 찾지 못할 만큼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복잡한 감정선을 따라가기보다는 공포 스릴러 본연의 재미에 충실한 작품이었으며 , 특히 악역을 맡은 전종서 배우의 광기 어린 사이코패스 연기는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강렬했습니다. 연약한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서늘한 공포를 선사한 셈이죠.

결국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어머니의 강인한 내리사랑'입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때문인지 엄마를 원망하던 딸의 위기를 결국 어머니가 스스로 종결지어버리는 결말이 인상 깊게 남습니다.

 

 

 

 

🕰️ 영화가 소환한 기억, 나의 중학교 2학년 시절

영화 속 주인공들은 전화 한 통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듭니다. 그 기묘한 연결고리를 보며, 제 마음은 어느덧 아스라한 과거인 중학교 2학년 시절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타고난 리더 기질의 소유자는 아니었습니다. 국어와 수학에 약해 벼락치기로 간신히 B급 성적을 유지했고 , 거친 몸싸움이나 회전 낙법 같은 건 엄두도 못 내는 소심한 10대였습니다. 그나마 오래 달리기 하나만큼은 상위 10%에 턱걸이할 정도의 끈기가 있었죠.

말수가 적고 한없이 부드러우셨던 아버지 와 달리, 어머니는 자부심과 교육열이 남다르셨습니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게 저의 패션을 챙겨주시며, 끊임없는 잔소리로 동기부여를 하려 애쓰셨던 기억이 납니다.

 

 

 

💸 오락실의 담배 연기와 장학금, 그리고 얼떨결에 된 반장

중2 시절, 국어 선생님이셨던 담임 선생님의 주도로 진행된 인기투표 덕분에 저는 얼떨결에 반장이 되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치맛바람 덕분에 임원을 해본 이후 참 오랜만의 일이었습니다.)

그해,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은 불우한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 명목으로 교장실 부근에서 약 10만 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참 부끄럽게도 저는 그 돈의 일부만 어머니께 가져다드리고, 나머지는 오락실의 슈팅 게임에 전부 탕진해 버렸습니다. 당시 매캐한 담배 연기로 가득했던 언더그라운드 오락실에서 아무 생각 없이 백 원짜리 동전을 집어넣으며 조이스틱을 흔들어대던 철없는 모습이 아직도 양심의 한구석을 찌릅니다.

 

 

 

 

🚪 찰나의 실수, 잊을 수 없는 선생님의 표정

제가 굳이 이런 외도의 글쓰기를 시작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 시절, 제가 남몰래 흠모했던 담임 선생님과의 가슴 아픈 '흑역사' 때문입니다.

어느 날 교실 뒷문 쪽에 앉아있던 저는, 무거운 뒷문이 바깥 복도 쪽으로 천천히 쓰러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필이면 그곳으로 선생님이 걸어오고 계셨고, 문이 그대로 선생님을 덮칠 위기였습니다. 반장으로서의 책임감, 아니 본능이 앞서 쓰러지는 문을 잡으려 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제힘과 체중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떨어지는 속도만 잠시 늦췄을 뿐, 저는 체중이 실린 무릎으로 문을 박살 내듯 쓰러졌고 문에 달린 작은 유리창마저 와장창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 선생님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던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평소 임기응변에 젬병이었던 저는 "선생님을 보호하려다 그랬다"라는 그 간단한 변명조차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습니다.

반장으로서 저를 아껴주셨던 선생님의 믿음은 그날 이후 완전히 깨진 것 같았고, 결국 그분과의 인연은 그렇게 허무하게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 사소한 사건이 제 기억 속에 이토록 선명한 것을 보면, 마음에 꽤 깊게 맺혀 있었나 봅니다. 만약 영화 <콜>처럼 전화기 한 대를 통해 과거의 나와 연결될 수 있다면, 중학교 2학년의 나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도망치지 말고, 선생님께 어서 자초지종을 설명해!" 영화가 끝난 후에도 진한 여운과 함께 지나간 시간들을 되짚어보게 만드는, 영화 <콜>이 제게 남긴 뜻밖의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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