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말레이시아)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2주간 사용해 본 솔직한 후기. 'Traveling' 모드로 인한 콘텐츠 제한, 최신 영화(듄 등)의 비싼 추가 결제 비용, 넷플릭스 대비 불안정한 서버 문제 등을 지적하며 OTT 유목민 생활을 결심한 이유.
1. "Traveling?"... 사라진 1만 개의 무료 영화들
프라임 비디오를 2주 정도 써보니, 처음에 기대했던 "1만여 개의 무료 영상"이 다 어디 갔나 싶었습니다. 범인은 바로 화면 하단에 뜨는 **"Traveling?"**이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아마존은 귀신같이 제가 미국 본토가 아닌 해외(말레이시아)에 있다는 걸 감지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너 여행 중이니?" 이 친절해 보이는 물음은 사실 **"너네 나라에서는 저작권 때문에 못 보여주는 게 많아"**라는 통보였습니다. 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해외 접속자에게는 제공되는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미국 본토에 비해 현저히 쪼그라듭니다. 보고 싶은 걸 누르면 뜨는 야속한 메시지:
"This video is currently unavailable to watch in your location."

2. 구독했는데 돈을 또 내라고? (유료 결제의 함정)
그래도 볼만한 최신작은 있겠지 싶어 검색해 봅니다.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화제작 <듄(Dune)>. 있습니다. 그런데... $24.99 (약 3만 원).
내 눈을 의심했습니다. 월 구독료를 내고 들어왔는데, 영화 한 편을 보려면 3만 원을 또 내라니요. 라이언 레이놀즈의 **<프리 가이>**는 그나마 양반이라 $5.99(약 7천 원)입니다. 넷플릭스처럼 "구독하면 전부 무료"인 시스템이 아니라, **"구독은 입장료고, 비싼 건 따로 돈 내"**라는 대여점(VOD) 방식이 섞여 있어 기분이 묘하게 상합니다.

3. 태평양 건너오다 지친 서버 (버퍼링 지옥)
가장 참기 힘든 건 **'버퍼링'**입니다. 프라임 오리지널 드라마인 **<더 보이즈(The Boys)>**를 보는데, 뚝뚝 끊깁니다. 넷플릭스를 3년 넘게 보면서는 거의 겪지 못한 일입니다.
왜 그럴까요? 제 뇌피셜이지만, 아마존의 서버 인프라(CDN)가 넷플릭스만큼 전 세계에 촘촘하지 않은 듯합니다. "미국 서버에서 출발한 데이터가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건너 우리 집까지 오느라 지쳐서..." 라고 생각하니 짠하긴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속 터지는 일입니다. 발송 서버, 중간 기지국, 해저 케이블... 그 어딘가에서 제 데이터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겠죠.

4. 결론: OTT 유목민이 답이다
결국 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번 달까지만 보고 해지한다."
굳이 한 서비스에 충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달은 아마존, 다음 달은 디즈니플러스, 그다음은 다시 넷플릭스. 보고 싶은 것만 쏙 빼먹고 이동하는 'OTT 유목민(메뚜기)' 전략. 해외 서버의 불안정과 지역 제한의 설움을 피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잘 가라, 아마존 프라임. <더 보이즈> 시즌 3 나오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마.


2021년12월4일 씀.